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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 2020-4호] 광화문 지하도 농성 8주년 기자회견 - 박경석 공동대표 발언

2020-10-07
조회수 540

광화문 지하도 농성 8주년 기자회견 발언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1842일 광화문지하차도 농성 8주년 기자회견 (2).jpg

 

 

 

(장애등급제·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광화문역 지하도 농성) 8년이 지났습니다. 저희가 이 장소, 바로 밑에 계단을 내려가서 지하철을 타는 지하도에서 (2012년부터) 5년간 농성을 했습니다. 그리고 (2017년)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농성장에) 와서 ‘우리 함께 이야기해서 이 문제 해결하자. 장애등급제 폐지해서 (장애인이) 지역사회에 완전하게 통합되고 참여하도록 만들어가겠다.’라고 했습니다.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와 관련해서는 ‘2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 때 의료급여를 포함한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는 것은 자신의 의지이기도 하고 정부의 바람이다. 우리 함께 기다리면서 논의하자.’라고 했습니다. (박 장관은) '장애인들이 시설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완전히 통합되도록 하기 위해 탈시설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라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3가지의 민관협의체가 만들어졌습니다. 장애등급제 폐지 민관협의체,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민관협의체, 그리고 탈시설 민관협의체가 만들어져서 정부 초기 때는 활발하게 논의했습니다. 지금은 세 가지 민관협의체가 없습니다. 있더라도 이름만 있습니다. 계속 회의를 요구해도, 계속 '만나서 이야기하자' 해도 미루고 있습니다. 장애등급제 폐지 민관협의체는 장애인 종합지원서비스 조사표 전문개정위원회로 전환해서 거기서 논의하자고 했는데, 1년 논의하고 (지금은) 진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3년을 기다렸습니다. 대화를 시도했으나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그래도 옛날보다는 많이 좋아지지 않았나’, ‘박근혜 정권 때보다는 많은 예산이 들어가지 않았나’. 맞습니다. 장애등급제 폐지를 통해서 2019년 7월 1일부터 단계적 폐지에 따라 예산은 늘었습니다. 이렇게 묻고 싶습니다. ‘6.25. (전쟁) 지나고 보릿고개 있을 때보다 2020년 지금은 훨씬 좋지 않으냐?’ 당연히 좋죠. 1960년, 70년대의 대한민국과 2020년대의 대한민국을 비교하면서 예산과 복지가 늘었다고 이야기하면 그것을 부정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데 장애등급제 폐지는요,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했습니다. (장애인 정책은) 돈과 예산의 문제가 있고 기준의 문제가 있는데, (장애등급제 폐지는) 이제 그 기준을 바꾸겠다는 약속입니다. 장애인에게 서비스를 줄 때 의학적인 기준, 1급, 2급, 3급, 4급, 5급, 6급으로 나누어서 판단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개인의 수요, 개인의 필요에 맞춰서, 이제 국가가 필요한 서비스를 주겠다고 발표한 게 장애등급제 폐지의 핵심입니다.

 

‘돈 100원 줬는데, (이제) 돈 1000원으로 늘렸다.’ 이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제 장애인의 서비스를 줄 때 장애인의 필요를 제대로 책정해서, 거기에 맞춰서 주겠다. 그래서 복지부는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장애인 개인 중심 맞춤형 서비스’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2019년도 7월 1일부터 시작된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 첫 번째는 돌봄 서비스입니다. 그중에 가장 핵심적인 서비스가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입니다. 그래서 장애인 (활동지원) 종합조사표의 도입에 따라서 1년을 기다렸더니, 이렇게 이야기 나오고 있습니다. ‘내가 활동지원 받으려 할 때 종합조사표 도입 전에는 1등 점수 줬습니다. 그때 활동지원 서비스를 받았던 시간보다 종합조사표로 받는 시간이 더 떨어졌습니다.’ 떨어진 사람의 불만을 우려해서 산정특례라는 이름으로 보전해줬습니다. (산정특례는 활동지원 서비스 시간이 줄어든 장애인에게 일정 시간의 활동지원 서비스를 추가 지원하는 한시적 특례다. - 편집자 주) 3년간.

 

우리는 그것이 잘못된 것이니 고치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종합조사 고시개정전문위원회에 1년간 요구하고 (문제를) 제기했지만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그대로 갔습니다. 그리고 대책도 없습니다. 3년 후에 차례로, 차례로, 차례로 (시간이) 떨어지는 장애인이 활동지원 서비스 받는 전체 인원 중에 19.2%입니다. 그들은 3년 내에 한 명씩, 한 명씩, 차례로, 차례로 자기들이 지금 받고 있는 시간에서 1구간 30시간, 2구간 60시간, 3구간 90시간만큼, 한 달에 받는 시간이 떨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중증장애인들에게 활동지원서비스를 삭감하는 것은 불편함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입니다. 복지부는 장애등급제를 폐지한다며 첫 번째로 도입한 장애인 종합서비스표로 활동지원서비스의 지원 시간을 아주 교묘하게 바꿔버렸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이야기하죠. ‘나머지 30%가 기존보다 오르지 않았느냐’, ‘예산이 안 맞지 않느냐’ 맞습니다. 30%가 기존에 받던 것보다 올라갔습니다. 그것은 당연히 했어야 할 일인데도, 30%가 나아졌다는 이유로 19.2%의 중증장애인의 삶을 조작해 버렸고, 아주 일시적으로, 시혜적으로 이 문제를 취급하고 있습니다.

 

1842일 광화문지하차도 농성 8주년 기자회견 (11).jpg

 

 

그래서 우리는 장애등급제 폐지를 가짜 폐지라고 이야기합니다. 가짜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장애등급제 폐지는 국정과제 1호라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면 그 약속 제대로 지키십시오. 2020년 하반기부터 시행될 이동의 기준은, 이동을 선택할 것들을 넓히지 않고 대상만 늘렸어요. 그래서 심각하게는 한정된 교통수단을 이용하려는 장애유형끼리, 장애인들끼리 싸움 날까봐 두렵습니다. 빨리 해결하십시오.

 

2022년도에 소득과 노동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는 게 장애등급제 폐지 마지막 단계입니다. 그런데 그것 또한 매우 심각하게 우려스럽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어떠한 민관협의체도 만들어서 논의하고 있지 않습니다. 5년의 투쟁 속에서 이곳에 온 박능후 장관의 약속은 거짓이었고, 장애인들에게 사기치는 결과가 되었습니다. 이건 단순한 예산 문제가 아니라 장애등급제를 폐지하며 이야기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겁니다. 그것은 불평등을 심화시켰습니다. 부양의무자 기준 의료급여 포함 폐지 안 했습니다.

 

그리고 장애인거주시설 폐쇄 관련 이야기입니다. 서울시는 지금 지방자치단체로 장애인의 탈시설을 5년 내로 800명을 지원하겠다 이야기하고 장애인 지원주택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중앙정부는 어떠한 탈시설 정책도 하나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3년 동안 예산도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그만 사기치십시오. 지역사회 통합과 참여라고 이야기할 거면 제대로 하십시오. 거짓말치지 마십시오.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 제대로 하십시오. 커뮤니티 (케어) 이야기하면서 이렇게 사람들 현혹시키지 말고, 당장 지금 부터 시작해서 21년도에는 정부의 보건복지부 예산에 탈시설 정책과 제도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문재인 대통령님, 그리고 박능후 장관님. 지금 5년의 농성과 3년의 기다림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주십시오. 그리고 당신들이 이야기한 약속들을 제대로 지켜주십시오. 우리는 이 약속이 지켜질 때까지 장애인을, 가난한 사람들을 이렇게 불평등의 기준으로 계속 가르는 방식에 대해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이 8년의 (투쟁했던) 이 자리에서 새로운 투쟁을 시작하기 위해서 이곳에 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워서 누구도 시설에 남겨두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도록 투쟁할 겁니다. 우리 같이 투쟁합시다.

 

우리 8년 전 이 자리는 경찰들이 다 막았습니다. 12시간을 싸워서 내려왔습니다. 바로 이 자리에 내려와서 저기(5년 전 농성장, 광화문역 지하)로 내려갔습니다. 8년 전 2012년 8월 21일 오후 2시부터 싸워서 밤 12시나 되어서 우리는 여기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경찰이 막지 않네요. 코로나가 막았습니다.

 

더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2020년도에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하고 박능후 장관이 3년 전 이곳에 와서 약속한 것을 가볍게 여기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제대로 그 약속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정책과 21년도 예산이 반영될 수 있기를 촉구합니다.

 

고맙습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Solidarity Against Disability Discrimin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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