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5일, 여수에서 동료지원가로 일하던 설요한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동료들에게 남긴 말은 ‘미안하다. 민폐만 끼쳤다.’였다. 그러나 사과해야 할 주체는 설요한 씨가 아니었다.
2019년 고용노동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아래 공단)은 ‘중증장애인 지역 맞춤형 취업지원 시범사업’이라는 명목으로 동료지원가 직무를 도입했다.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강사지원사업’을 통해서는 인식개선 교육 강사를 중증장애인 직무로 만들었다. 그러나 설요한 씨의 죽음으로 고용노동부와 공단의 일자리 사업이 중증장애인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점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 설요한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실적 중심 장애인 일자리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는 2017년 11월 21일부터 85일간 공단 서울지역본부를 점거했다. 전장연은 노동의 가치를 생산성으로 가름하고, 장애인의 노동을 평가절하하는 사회에 균열을 내고자 했다. 기존에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장애인들의 여러 사회 활동을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 1만 개로 만들어낼 것을 고용노동부(아래 노동부)에 요구했다.
동료지원가,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강사는 이러한 투쟁의 결과 중 하나로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가 된 직무였다. 동료지원가는 중증장애인 상담을 통해 취업에 이르도록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인식개선 교육 강사는 법정 의무교육인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수행하여, 중증장애인이 일하는 사회적 환경을 조성하는 일을 한다. 장애인을 비롯한 ‘그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중증장애인에 맞는 노동환경을 조성한 그런 직무여야 했다.
그러나 정부는 공공일자리의 가치에 반하는 방식으로 공공일자리 사업을 운영했다. 정부는 공공일자리 사업을 수행할 기관을 선정하고 사업비를 지급했다. 그나마 그 사업비도 기획재정부에 의해 대폭 삭감된 상태였다.
동료지원가는 사업 수행기관으로부터 기본 운영비를 지원받고, 참가자를 공단 취업지원서비스나 취업으로 연계하면 연계 수당을 받았다. 운영비와 수당은 월급으로 먼저 받고, 정해진 실적에 미치지 못하면 사업 수행기관이 실적에 미치지 못하는 사업비를 반납해야 했다.
故 설요한 씨는 2019년 4월 1일부터 사업 수행기관인 여수장애인자립생활센터(아래 여수센터)에서 동료지원가로 일했다. 월 60시간을 일하면 65만 9650원의 임금을 받았다. 급여를 받기 위해선 한 달에 4명의 참여자를 1인당 5번씩 상담하고, 상담을 근거로 8가지 서류를 작성해 보고하는 형태였다.
동료지원가의 업무는 장애인 당사자가 수행하기에는 너무나 과중한데 급여도 적었다. 결국 실적 부족 혹은 당사자의 과로, 심적 부담으로 이어졌다. 故 설요한 씨는 사업 수행 과정에서 실적을 다 채우지 못해 여수센터가 사업비를 반납할 것, 즉 ‘민폐 끼칠 것’을 걱정했다. 故 설요한 동료지원가는 무려 40명을 상담하여 본인이 수행해야 할 실적은 채웠으나, 실적을 채우기 위해 겪었던 압박이 성실했던 그를 결국 죽음으로 내몰았다.
또 다른 공공일자리 직무인 인식개선 교육 강사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초 사업 지침에서 공단은 강사지원사업 수행기관에 장애인을 정규직으로 고용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정규직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진 않았다.
사업비는 건당 강의료 10만 원으로 책정되었고, 장애인 정규 강사들이 세전 100만 원의 월급을 받으려면 월 10회의 강의를 수행해야 했다. 그러나 사업체들은 인터넷이나 자체 교육 등 간편한 방향으로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받았고, 사업 수행기관이 받았던 교육 의뢰 수는 강사들에게 월급을 지급하기에는 너무나 적었다. 강사별로 월 10회의 실적을 채우지 못하면 수행하지 못한 실적에 해당하는 사업비를 공단에 반납해야 했다.
사업 수행기관은 사업비 반납이라는 압박에, 강사들은 실적을 채워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에 시달려야 했다. 사업 막바지에 교육 의뢰가 늘어났을 때 강사들은 무리하게 교육을 준비하고 수행할 수밖에 없었다. 상반기에 채우지 못한 실적을 채워야 했기 때문이다.
# ‘중증장애인 기준’에 맞는 공공일자리를 만드는 전장연의 투쟁
故 설요한 동료지원가의 죽음은 정부의 공공일자리 정책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전장연은 2019년 12월 11일 ‘근조 중증장애인 노동권리, 故 설요한 동료지원가 장례식’을 시작으로 죽음의 굴레를 끊어내기 위한 투쟁에 돌입했다. 설 씨의 직장 동료였던 박대희 여수센터 소장은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자리로 인해서 우리 요한이는 살아보려고 노동을 하고 더 인간답게 살아보자고 투쟁했는데 이제 이 자리에 없다”고 절규했다.
강희석 전장연 부설 나야 장애인권교육센터 대표는 “비장애인 강사가 ppt 10장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시간과 중증장애인이 강사가 교육준비를 위해 들이는 시간을 같은 속도와 맥락으로 본다면 이건 결코 공정한 출발이라 할 수가 없다”라며 “중증장애인 강사가 ppt 1장의 내용을 생산하기 위해 5시간이 걸리는 것을 노동으로 보지 않고, 성과주의에 입각해 중증장애인의 노동을 운운하다면 (강사들은) 그 압박에 눌릴 수밖에 없다”라며 제도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전장연은 이날 장례 투쟁을 시작으로 고용노동부가 설요한 동료지원가를 죽음의 시스템으로 몰아넣었고, 기획재정부도 돈의 논리로 공공일자리 사업 예산을 재단하여 그 죽음의 시스템을 구축한 주범이라고 지적해왔다. 전장연은 ‘권리 중심’, ‘중증장애인 기준’의 일자리를 만들 것을 요구했다.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 정책은 중증장애인이 권리의 주체로서 지역사회에서 통합하여 살아가도록 해야 한다. 또한 비장애인 중심, 실적 경쟁 중심의 일자리가 아니라 중증장애인이 하고 있고, 할 수 있는 일을 일자리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방향 속에서 전장연은 올해 첫날부터 1박 2일간 서울고용노동청 청장실을 점거하며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의 사과를 요구했다. 설 연휴 기간인 1월 22일에는 서울역 대합실에 설요한 동료지원가 빈소를 차리고, 이 장관의 조문을 요구하는 6박 7일 조문 투쟁을 진행했다. 귀경, 귀성하는 시민들, 그리고 그 시민들에게 인사하려는 국회의원 등을 대상으로 설요한 동료지원가가 생전에 처했던 부당한 상황을 알려냈다.
나아가 전장연은 1월 28일부터 2월 25일까지 29일간 서울고용노동청 1층 로비를 다시 찾아가 이 장관의 사과와 조문을 요구하는 농성을 진행했다. 농성 중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으로 농성을 유지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전장연 활동가들은 설요한 동료상담가의 죽음에 책임을 묻고 공공일자리를 바로 세우고자 최선을 다했다.
2월 20일 프레스센터에서 전장연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의 극적인 면담이 성사되었다. 이 장관은 “장관 취임 후 의미 있는 중증장애인 일자리라 생각했다”라며 “갑자기 돌아가신 분에 대하여 송구하고 죄송하다”라고 밝혔다. 다만 농성을 유지하는 상태에서는 설요한 동료상담가에 대한 조문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고용노동부의 입장이었다.
권리중심-중증장애인기준 공공일자리 논의협의체 구성 - 고용노동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3자 구성 - 협의체 논의를 통해 권리중심-중증장애인기준 공공일자리 구체적 실무 논의 진행 2. 중증장애인 지역맞춤형사업 동료지원가 일자리 2021년 계획 지속 논의 - 동료지원가 일자리 기존 문제 해결을 위해 건설적 논의를 통한 공동노력 3. 故 설요한 동료지원가 사망, 이재갑 고용노동부장관의 조문과 사과 방식 - 장관 보고 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 장관의 의견 전달 |
이어 전장연은 2월 24일 고용노동부 통합고용정책국 국장과 긴급 대담을 진행하고 아래와 같은 합의에 도달하게 된다. 그리고 2월 25일 농성 잠정중단을 선포한다.
# 농성 중단 이후, 남겨진 과제들
비록 농성은 멈췄지만 설요한 동료지원가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밝히고, 장애인 노동권을 세워가기 위한 전장연의 활동은 계속될 것이다. 전장연은 향후 고용노동부와의 협의를 통해 공공일자리 제도를 바로 세워야 하는 과제, 설요한 동료지원가 사망에 따른 이재갑 장관의 사과를 정식으로 받아내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와 별개로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최저임금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불합리한 규정인 최저임금법 7조를 폐지해야 하는 숙제도 있다.
비장애인 중심적인 노동 평가 기준, 생산성을 우선시하는 기준을 사회적 가치와 권리로 바꿔내고 장애인의 속도에 맞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은 중증장애인 노동권의 주요한 투쟁 과제이다. 이는 단순히 장애인도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을 넘어, 노동에 대한 다른 정의를 만드는 운동이다. 그 정의가 사회적으로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때, 설요한 동료지원가와 같은 억울한 죽음도 멈출 수 있을 것이다.
2019년 12월 5일, 여수에서 동료지원가로 일하던 설요한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동료들에게 남긴 말은 ‘미안하다. 민폐만 끼쳤다.’였다. 그러나 사과해야 할 주체는 설요한 씨가 아니었다.
2019년 고용노동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아래 공단)은 ‘중증장애인 지역 맞춤형 취업지원 시범사업’이라는 명목으로 동료지원가 직무를 도입했다.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강사지원사업’을 통해서는 인식개선 교육 강사를 중증장애인 직무로 만들었다. 그러나 설요한 씨의 죽음으로 고용노동부와 공단의 일자리 사업이 중증장애인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점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 설요한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실적 중심 장애인 일자리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는 2017년 11월 21일부터 85일간 공단 서울지역본부를 점거했다. 전장연은 노동의 가치를 생산성으로 가름하고, 장애인의 노동을 평가절하하는 사회에 균열을 내고자 했다. 기존에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장애인들의 여러 사회 활동을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 1만 개로 만들어낼 것을 고용노동부(아래 노동부)에 요구했다.
동료지원가,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강사는 이러한 투쟁의 결과 중 하나로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가 된 직무였다. 동료지원가는 중증장애인 상담을 통해 취업에 이르도록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인식개선 교육 강사는 법정 의무교육인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수행하여, 중증장애인이 일하는 사회적 환경을 조성하는 일을 한다. 장애인을 비롯한 ‘그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중증장애인에 맞는 노동환경을 조성한 그런 직무여야 했다.
그러나 정부는 공공일자리의 가치에 반하는 방식으로 공공일자리 사업을 운영했다. 정부는 공공일자리 사업을 수행할 기관을 선정하고 사업비를 지급했다. 그나마 그 사업비도 기획재정부에 의해 대폭 삭감된 상태였다.
동료지원가는 사업 수행기관으로부터 기본 운영비를 지원받고, 참가자를 공단 취업지원서비스나 취업으로 연계하면 연계 수당을 받았다. 운영비와 수당은 월급으로 먼저 받고, 정해진 실적에 미치지 못하면 사업 수행기관이 실적에 미치지 못하는 사업비를 반납해야 했다.
故 설요한 씨는 2019년 4월 1일부터 사업 수행기관인 여수장애인자립생활센터(아래 여수센터)에서 동료지원가로 일했다. 월 60시간을 일하면 65만 9650원의 임금을 받았다. 급여를 받기 위해선 한 달에 4명의 참여자를 1인당 5번씩 상담하고, 상담을 근거로 8가지 서류를 작성해 보고하는 형태였다.
동료지원가의 업무는 장애인 당사자가 수행하기에는 너무나 과중한데 급여도 적었다. 결국 실적 부족 혹은 당사자의 과로, 심적 부담으로 이어졌다. 故 설요한 씨는 사업 수행 과정에서 실적을 다 채우지 못해 여수센터가 사업비를 반납할 것, 즉 ‘민폐 끼칠 것’을 걱정했다. 故 설요한 동료지원가는 무려 40명을 상담하여 본인이 수행해야 할 실적은 채웠으나, 실적을 채우기 위해 겪었던 압박이 성실했던 그를 결국 죽음으로 내몰았다.
또 다른 공공일자리 직무인 인식개선 교육 강사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초 사업 지침에서 공단은 강사지원사업 수행기관에 장애인을 정규직으로 고용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정규직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진 않았다.
사업비는 건당 강의료 10만 원으로 책정되었고, 장애인 정규 강사들이 세전 100만 원의 월급을 받으려면 월 10회의 강의를 수행해야 했다. 그러나 사업체들은 인터넷이나 자체 교육 등 간편한 방향으로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받았고, 사업 수행기관이 받았던 교육 의뢰 수는 강사들에게 월급을 지급하기에는 너무나 적었다. 강사별로 월 10회의 실적을 채우지 못하면 수행하지 못한 실적에 해당하는 사업비를 공단에 반납해야 했다.
사업 수행기관은 사업비 반납이라는 압박에, 강사들은 실적을 채워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에 시달려야 했다. 사업 막바지에 교육 의뢰가 늘어났을 때 강사들은 무리하게 교육을 준비하고 수행할 수밖에 없었다. 상반기에 채우지 못한 실적을 채워야 했기 때문이다.
# ‘중증장애인 기준’에 맞는 공공일자리를 만드는 전장연의 투쟁
故 설요한 동료지원가의 죽음은 정부의 공공일자리 정책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전장연은 2019년 12월 11일 ‘근조 중증장애인 노동권리, 故 설요한 동료지원가 장례식’을 시작으로 죽음의 굴레를 끊어내기 위한 투쟁에 돌입했다. 설 씨의 직장 동료였던 박대희 여수센터 소장은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자리로 인해서 우리 요한이는 살아보려고 노동을 하고 더 인간답게 살아보자고 투쟁했는데 이제 이 자리에 없다”고 절규했다.
강희석 전장연 부설 나야 장애인권교육센터 대표는 “비장애인 강사가 ppt 10장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시간과 중증장애인이 강사가 교육준비를 위해 들이는 시간을 같은 속도와 맥락으로 본다면 이건 결코 공정한 출발이라 할 수가 없다”라며 “중증장애인 강사가 ppt 1장의 내용을 생산하기 위해 5시간이 걸리는 것을 노동으로 보지 않고, 성과주의에 입각해 중증장애인의 노동을 운운하다면 (강사들은) 그 압박에 눌릴 수밖에 없다”라며 제도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전장연은 이날 장례 투쟁을 시작으로 고용노동부가 설요한 동료지원가를 죽음의 시스템으로 몰아넣었고, 기획재정부도 돈의 논리로 공공일자리 사업 예산을 재단하여 그 죽음의 시스템을 구축한 주범이라고 지적해왔다. 전장연은 ‘권리 중심’, ‘중증장애인 기준’의 일자리를 만들 것을 요구했다.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 정책은 중증장애인이 권리의 주체로서 지역사회에서 통합하여 살아가도록 해야 한다. 또한 비장애인 중심, 실적 경쟁 중심의 일자리가 아니라 중증장애인이 하고 있고, 할 수 있는 일을 일자리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방향 속에서 전장연은 올해 첫날부터 1박 2일간 서울고용노동청 청장실을 점거하며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의 사과를 요구했다. 설 연휴 기간인 1월 22일에는 서울역 대합실에 설요한 동료지원가 빈소를 차리고, 이 장관의 조문을 요구하는 6박 7일 조문 투쟁을 진행했다. 귀경, 귀성하는 시민들, 그리고 그 시민들에게 인사하려는 국회의원 등을 대상으로 설요한 동료지원가가 생전에 처했던 부당한 상황을 알려냈다.
나아가 전장연은 1월 28일부터 2월 25일까지 29일간 서울고용노동청 1층 로비를 다시 찾아가 이 장관의 사과와 조문을 요구하는 농성을 진행했다. 농성 중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으로 농성을 유지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전장연 활동가들은 설요한 동료상담가의 죽음에 책임을 묻고 공공일자리를 바로 세우고자 최선을 다했다.
2월 20일 프레스센터에서 전장연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의 극적인 면담이 성사되었다. 이 장관은 “장관 취임 후 의미 있는 중증장애인 일자리라 생각했다”라며 “갑자기 돌아가신 분에 대하여 송구하고 죄송하다”라고 밝혔다. 다만 농성을 유지하는 상태에서는 설요한 동료상담가에 대한 조문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고용노동부의 입장이었다.
권리중심-중증장애인기준 공공일자리 논의협의체 구성
- 고용노동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3자 구성
- 협의체 논의를 통해 권리중심-중증장애인기준 공공일자리 구체적 실무 논의 진행
2. 중증장애인 지역맞춤형사업 동료지원가 일자리 2021년 계획 지속 논의
- 동료지원가 일자리 기존 문제 해결을 위해 건설적 논의를 통한 공동노력
3. 故 설요한 동료지원가 사망, 이재갑 고용노동부장관의 조문과 사과 방식
- 장관 보고 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 장관의 의견 전달
이어 전장연은 2월 24일 고용노동부 통합고용정책국 국장과 긴급 대담을 진행하고 아래와 같은 합의에 도달하게 된다. 그리고 2월 25일 농성 잠정중단을 선포한다.
# 농성 중단 이후, 남겨진 과제들
비록 농성은 멈췄지만 설요한 동료지원가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밝히고, 장애인 노동권을 세워가기 위한 전장연의 활동은 계속될 것이다. 전장연은 향후 고용노동부와의 협의를 통해 공공일자리 제도를 바로 세워야 하는 과제, 설요한 동료지원가 사망에 따른 이재갑 장관의 사과를 정식으로 받아내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와 별개로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최저임금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불합리한 규정인 최저임금법 7조를 폐지해야 하는 숙제도 있다.
비장애인 중심적인 노동 평가 기준, 생산성을 우선시하는 기준을 사회적 가치와 권리로 바꿔내고 장애인의 속도에 맞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은 중증장애인 노동권의 주요한 투쟁 과제이다. 이는 단순히 장애인도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을 넘어, 노동에 대한 다른 정의를 만드는 운동이다. 그 정의가 사회적으로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때, 설요한 동료지원가와 같은 억울한 죽음도 멈출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