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고가신약시대, 관리의 대상은 환자의 숫자가 아니다! 필요한 약을 모두가 맞을 수 있도록 정부가 책임져라. - 스핀라자 관련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발표에 맞춰

2023-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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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2022년 1월부터 척수성 근위축증(spinal muscular atrophy, 이하 'SMA') 치료제 보험적용 확대와 의료 접근권 확보를 위하여 ▲ 스핀라자 치료지원 대상자 확대 및 평가 기준 개선 ▲ 급여적용 치료제 종류 확대 ▲ 의료비 지원제도 개선 및 비용 경감 방안 수립 ▲ 척수성근위축증 사회 인식 제고 및 생애주기별 종합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며 활동해 왔다. 한국장애인근육장애인협회, SMA 청년 스핀라자 공동대응 TF 등과 함께 당사자의 삶에서 우러난 목소리를 알리고 복지부 및 심평원과 면담을 거듭해 오며 우리는 윤석열 정부가 ‘중증질환 치료제 등 건강보험 적용 확대’라는 공약과 국정과제와는 달리 중증질환 치료제에 대한 재정 감축 방안을 발표하고, 그 대표적인 '고가 의약품'으로 SMA 치료제인 졸겐스마, 스핀라자가 지목된 것을 확인하였다. 특히, 지난 4월에는 기존 스핀라자 급여기준을 개악하는 방향이 실무 검토 단계에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스핀라자에 대한 급여기준 강화에 대한 시도는 원샷치료제인 초고가신약 졸겐스마가 통과되며 시작되었다. 복지부와 심평원은 4개월마다 주사를 맞을 때마다 이루어지는 모니터링에 대한 급여기준을 "개선 및 유지"에서 "개선"으로 강화하고자 하였고, 심지어 애초에 급여대상으로 진입가능한 기준을 나이로 나누고자 하였다. 만 24개월 이하인 경우, 투여시작 조건이 없지만, 만 18세 이하까지는 HFMSE 5점 이상, 만18세 초과는 10점 이상을 충족해야 만한다. SMA는 갈수록 온몸의 근육이 굳어가는 퇴행성 질환이다. 꼭 환자의 기능 개선만이 약의 효능이 아니다. 기능이 유지되는 것 또한 중요한 효과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근육이 점점 굳어가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보조기의 이용으로 휴대폰을 쓸 수 있었던 이들이 손가락이 굳어가 자판을 치기 어려워진다. 물론 스핀라자가 어릴수록 약을 맞으면 효과가 있는 것은 의학적 사실이다. 실제로 스핀라자를 쓰는 많은 병원에서는 소아과에서 진료를 한다. 허나 그 약을 맞아서 나아지는 삶의 질은 비교하기 어렵다. 나이를 기준으로 약을 맞을 수 있는가 없는가를 나누는 것은 환자가 아닌 오직 손상만을 치료하겠다는 의료계의 잘못된 집착이다.

 

 당사자들의 절박한 투쟁과 SMA 청년 스핀라자 공동대응 TF의 언론이슈화, 국회의원 편지쓰기 캠페인 등 활발한 활동으로 함께 스핀라자 급여기준 개악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다. 나이 기준을 폐지하고, 지금까지 맞아오던 환자는 개악되는 급여 기준 이전의 안을 유지하여 계속해서 맞을 수 있도록 합의했다. 허나, 개선으로 강화되는 것은 막을 수 없었으며, 평가도구에 대한 문제점이 남아있다. 이번 고시안이 적용되면, 운동 발달 연령에 따라 평가도구를 써야 함에도 불구하고 획일적으로 연령별 평가도구를 쓰게 된다. 예를 들어 근육의 운동 기능이 24개월 미만 정도 아동의 운동 발달과 유사한 경우, 소근육의 기능 개선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아동에게 쓰는 도구를 써야함에도 불구하고 성인에게 쓰는 평가도구를 쓰겠다는 것이다. 이는 애초에 환자의 기능 개선을 평가하기보다 급여대상에서 떨어뜨리기 위해 측정함을 의미한다. 올바른 평가를 위해서는 환자의 몸에 맞는 평가 도구를 써야 한다. 또한, 여전히 모니터링을 통한 급여 중단 제도 자체에 대한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이 제도는 척수를 찾지 못해 주사에 몇시간 찔리면서도 몇일간의 입원을 해야하는 고통에 시달려야하는 환자가 스핀라자 치료 기간 이외의 일상에서도 어떻게든 점수를 올리기 위해 재활에 메달리도록 만든다. 의료의 목표는 질병의 극복이 아닌, 삶을 주체적이고 독립적으로 영위하도록 하는 데 있다.

 

 세포·유전자의학의 발전으로 정밀의학의 시대가 열리며, 점점 고가의 신약이 나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예산을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환자의 수를 통제하고 있다. 허나, 윤석열 정부가 국정과제로 내세웠던 ‘중증질환·희귀암 치료제 등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이루기 위해서는 약값에 대한 원가가 얼마인지도 모르고 값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현실과 오로지 의료인들에 의해 구성된 테이블에서만 이루어지는 밀실 논의와 같은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해나가야 한다. 앞으로 에브리스디 급여 도입과 바뀐 급여 기준이 적용되는 과정에서 더 많은 환자들이 탈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차 누구나 필요한 만큼, 약을 맞을 수 있어야 한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모두가 건강할 수 있는 사회를 위해 끝까지 투쟁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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