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만평] "시설에서 나가고 싶다고요? 당신이 얼마나 자립역량이 되는지 한 번 봅시다"

2024-04-16
조회수 417


1.

-간판: ㅇㅇ 장애인 거주 시설

-시설 거주인: 여기에서 산 지 벌써 18년이 되어가는구나.. 한방에 5명이 함께 사는 것도 힘들어.. 지긋지긋한 한 그릇 밥도 싫어 시설 밖의 삶은 어떨까?


2.

-시설거주인: 18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시설에서 생활하다 보니 나가는 게 두렵기도 해. 하지만 나도 자유롭게 나가서 살아보고 싶어. (끄덕) 두렵지만 나가서 살아볼래


3.

-자립지원위원회: 시설에서 나가고싶다고요? 당신이 얼마나 자립역량이 되는지 한 번 봅시다

-직원1: 신체적/정신적 문제는 없나요?

-직원2: 장애는 얼마나 중증인가요?

-직원1: 자립할 의지가 충분한가요?

-시설 거주인: 응? 비장애인은 자립할 때 역량 조사 안 하던데.. 조사 기준에 통과하지 못하면 자립 못하는 거 아냐?


4.

-자립위원회: 전문가들이 봤을 때 당신은 자립할 준비가 되지 않았습니다. 

-시설거주인: 왜 나의 자립을 당신들이 정합니까? 저는 지금 당장 나가고 싶다고요!

-자립위원회: 장애도 심하고 질병도 있어서 당장 자립은 어렵습니다. '단계적 자립'이라고 5년간 자립 연습 기간을 갖고, 퇴소 후에도 체험홈 등을 통해서 자립생활을 충분히 경험한 후 완전한 자립을 할 수 있습니다.

-시설거주인: 당신은 자립할 때 전문가들에게 허락을 받았습니까? 당신은 질병 하나 없어서, 의지가 충분해서 자립했습니까? 이제는 시설 밖에서 자유롭게 살고 싶습니다!


5.

팩트체크

서울시 '장애인 자립 절차 개선안' 보면 아래 내용이 추가되었다.

1. 자립위원회(의료진 등으로 구성)가 시설 거주 장애인의 자립역량 조사를 진행한다.

2. 조사 결과에 따라 우선 자립/ 단계적 자립/ 시설 거주로 나누어 통보한다.

실질적으로는 자립 절차가 추가되어 시설 거주 장애인의 자립을 저해하고 있다.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서는 장애인의 탈시설을 권리로써 인정한다.


6.

-현수막: 축! 단계적 자립 준비기간 통과!

-친구1: 통과 축하해! 정말 고생 많았어

-활동지원사: 자립해서 살 권리는 당연한 건데.. 고생 많았어! 축하해!

축하 고마워!

-시설거주인: 나에게 5년은 길고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어. 자립 역량을 보여주기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 그래도 지금은 돈도 벌고, 부모님 옷도 사드릴 수 있어서 좋아.

(벌컥)


7.

-저승사자: 매년 진행하는 자립역량재심사 나왔습니다.

-시설거주인: 불안하다... 나는 언제까지 자립 역량 재심사를 받으며 살아가야 하는 걸까...? 이러다가 다시 시설로 돌아가는 거 아냐? 너무 불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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