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탈시설장애인 시국선언문] 시설과 계엄 속에서 사라지는 일상, 탈시설로 쟁취할 민주주의

2024-12-16
조회수 456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는 세계 최초 탈시설장애인당사자 연합체로, 국제적으로는 탈시설이 장애인의 권리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선 오세훈 서울시장이 "장애인의 탈시설과 자립생활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는 취지의 인터뷰를 하는 등, 비용 문제를 이유로 시설 수용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정당화되고 있어, 그에 맞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는 지난 12월 13일 창립총회 시작 전, 전국에서 모인 탈시설장애인이 '탈시설장애인 시국선언'을 진행했습니다. 탈시설장애인 시국선언문 전문을 공유합니다.


[탈시설장애인 시국선언문]

시설과 계엄 속에서 사라지는 일상, 탈시설로 쟁취할 민주주의


2024년 12월 3일 밤 계엄이 선포되었다. 세상은 놀라고 분노했다. 

그러나 시설 속 장애인에게는 전해지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그저 또 다른 밤이었다.

시설의 벽은 세상과 우리를 갈라놓았다. 세상이 분노하고 싸우는 동안, 우리는 알 수 없었다.


장애인거주시설에 입소한 우리의 긴 세월은 일상이 곧 계엄령 상태였다. 

자유가 없고, 인권이 없다. 시설은 아무리 권력을 휘둘러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다. 

아직도 시설에 3만 명의 장애인이 남겨져있다.

감금과 통제 속에서 하루하루 3만 개의 삶이 지워진다. 


세상은 시설을 "보호"라고 부른다.

윤석열도 “자유민주주의와 헌정 질서를 지키려고” 했다.

시설과 윤석열이 지키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윤석열의 비상계엄은 끝났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은 이어진다.

우리는 시설에서 나왔다. 그러나 시설 안에서의 일상도 이어진다.

왜 어떤 이는 여전히 인권과 자유가 없는 사회에 살아가야 하는가?

왜 우리는 비장애인에 대한 통제에는 분노하지만,

장애인에 대한 통제에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가.

왜 우리의 민주주의는 시설 문 앞에서 멈춰야 하는가.


탄핵이 이루어지는 날을 꿈꾼다. 

그러나, 탄핵이 된다고 해서 민주주의가 이루어진다 생각하지 않는다.

시설의 벽이 남아있는 이상, 시설이 빼앗은 우리의 삶에 대해 사과받지 않는 이상,

우리가 시설 안의 장애인을 만날 수 없고, 시설 안의 장애인들이 우리를 만날 수 없는 이상,

민주주의는 시작하지 않는다.


비상계엄이 남발된다는 우려, 장애인이 다시 시설에 가둬질 수 있다는 우려.

언제든지 사람에게 폭력을 가할 수 있는 사회는 민주주의가 없다.

언제든지 누군가가 사회를 단절시킬 수 있고, 일상을 빼앗을 수 있다면,

그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탈시설이란 그런 것이다. 우리 모두의 것이다.


탈시설장애인이 탈시설을 외침은

아직 민주주의가 도래하지 않았다는 증거이며, 

앞으로 도래할 민주주의에 대한 물리적 희망이다.

탈시설에 연대하라. 민주주의를 상상하라.


2024년 12월 13일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Solidarity Against Disability Discrimination

상임공동대표 : 권달주 ・ 윤종술 ・ 오영철 ・ 이형숙 ・ 박경석

E-Mail : sadd@daum.net   |   T : 02-739-1420   |   F : 02-6008-5101 

계좌번호 복사 기능

소재지 : (03028) 서울 종로구 동숭길 25, 5층   |   등록번호 : 143-82-76875   |   후원계좌 : 국민은행 009901-04-017158  [계좌번호 복사하기]


Copyright ⓒ 2001-2007-2025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All rights reserved.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03028) 서울 종로구 동숭길 25, 5층
sadd@daum.net  |  02-739-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