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지난 11월 26일 교통약자 이동편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교통약자 이동지원 강화로 교통환경이 개선되고 있다”고 자찬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우리나라 교통약자 수는 총 인구의 31.5%인 1,613만 명, 전해 대비 약 26만 4천 명 증가했다. 국토부는 이동편의시설 기준적합 설치율 79.3%, 여객시설 기준적합 설치율 78.2%, 도로(보행환경) 기준적합률 71.3% 등을 나열하며, 마치 교통약자의 이동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고 있는 양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표면만 번지르르한 이 수치는 현실을 은폐하고 외면한 것에 불과하다. 여전히 대한민국 사회에서 장애인이동권 보장은 아득하기만 하다.
국토부가 ‘기준적합’이라는 잣대 자체가 교통약자가 실제로 겪는 문턱과 위험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도시철도와 기차의 기준적합 설치율을 전국 단위로 97.4%라고 발표했지만, 도시철도 환승구간 동선은 아예 조사에서 제외되었다. 대표적으로 국토부가 기준적합 설치율 100%라고 밝힌 우이신설선 신설동역에서 타 노선으로 환승하려면 휠체어 이용자들에게 이른바 “살인기계”로 불리는 휠체어 리프트를 여러 번 타야만 한다. 이런 상황을 두고 ‘기준적합’이라는 것은 현실을 은폐하기 위핸 기준에 불과하다.
기준적합률이 가장 높았다는 철도 역시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하지 못한다. KTX는 한 편성당 360~410석, 많게는 900석이 넘지만 휠체어석은 단 5석, 전체의 1% 남짓이다. 심지어 무궁화호 중에는 휠체어석이 단 한 석도 없는 열차가 아직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국토부는 “노후 열차가 신규 열차로 대체되면 기준적합 설치율이 100%에 근접할 것”이라며 희망적인 전망만 내놓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무궁화호가 ITX-마음으로 교체될 때마다 전동휠체어석은 오히려 2석에서 1석으로 줄어들며 교통약자의 이동권은 후퇴하고 있다. 무엇을 근거로 이동권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하는지 밝혀주길 바란다.
버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국토부 기준으로도 저상버스 보급률은 44.4%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며, 시외·고속버스는 애초에 조사 대상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2022년 대법원 판결로 장애인의 시외버스 탑승권이 인정되었지만, 2025년 현재 휠체어 이용자가 탑승 가능한 시외고속버스는 전국에 단 한 대도 없다. 버스정류장 기준적합 설치율도 고작 38.5%에 그친다. 정류장 접근이 불가능한데 저상버스를 어떻게 이용할 수 있겠는가.
특별교통수단 역시 국토부의 자화자찬과 현실은 극명하게 갈린다. 국토부는 특별교통수단 도입률이 법정대수 대비 103.1%라며 ‘목표 초과 달성’을 홍보하지만, 전국을 통틀어 차량은 4,896대에 불과해 1,613만 명의 교통약자를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숫자이다. 이는 법정 대수가 지역 거주 ‘보행상 중증장애인’만을 기준으로 정해진 탓이다. 실제로는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 동반자 등 다양한 교통약자가 특별교통수단을 이용하지만, 보행 가능 교통약자는 아예 정책 설계에서 배제되어 있다. 장애계가 수년 동안 휠체어 미 사용 교통약자를 위한 차량을 별도로 도입해 고가의 특별교통수단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라고 요구했음에도 국토부는 이에 대한 조사조차 진행하지 않았다.
그나마 있는 차량도 지방사무라는 낡은 핑계로 운전원 인건비가 지원대상에서 제외되어 하루 17시간 이상 차고지에 방치되고 있으며, 신청 후 탑승까지의 최대 대기시간은 무려 12시간 9분이다. 이동수단을 기다리는 데 하루 절반을 허비하는 것이 바로 국토부가 말하는 ‘교통약자 이동편의’의 실태다.
이처럼 이동권이 총체적으로 붕괴된 현실에서도, 2026년 정부안 기준 국토부 전체 예산 중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 예산은 0.37%에 불과하다. 이를 교통시설특별회계만 기준으로 다시 계산해도 1.7%에 못 미친다. 전체 인구의 31.5%에게 고작 1%대의 예산을 배정해놓고, 국토부는 어떻게 개선을 운운하며 자화자찬할 수 있는가?
국토교통부의 이번 발표는 현실을 왜곡하고, 교통약자 이동권 침해를 은폐하고 착시적 효과만 일으키는 발표일 뿐이다. 국회 국토교통위는 교통약자 특별교통수단의 운행률 제고를 위해 운전원 인건비를 국비로 지원할 필요성을 인정하였으나 기획재정부는 여전히 특별교통수단 운영이 지방사무라며 국비 지원을 거부하고 있다. 교통약자의 이동권이 지방사무라면 중앙정부의 책임은 무엇인가? 국민 31.5%의 이동권을 지방에 내맡긴 기획재정부를 규탄한다.
교통약자의 이동권은 시혜가 아닌 권리이며, 국토부의 의지 부족과 구조적 방치 그리고 기획재정부의 예산 통제는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 국토부는 교통약자 이동편의의 실태를 제대로 보고 교통약자이동권보장법을 전면개정하는 데 적극적으로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
2025. 12. 02.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성명서
상임공동대표 : 권달주, 윤종술, 오영철, 이형숙, 박경석
전화: 02-739-1420 | 팩스: 02-6008-5101 | 메일: sadd@daum.net | 홈페이지: sadd.or.kr
국토교통부는 지난 11월 26일 교통약자 이동편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교통약자 이동지원 강화로 교통환경이 개선되고 있다”고 자찬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우리나라 교통약자 수는 총 인구의 31.5%인 1,613만 명, 전해 대비 약 26만 4천 명 증가했다. 국토부는 이동편의시설 기준적합 설치율 79.3%, 여객시설 기준적합 설치율 78.2%, 도로(보행환경) 기준적합률 71.3% 등을 나열하며, 마치 교통약자의 이동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고 있는 양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표면만 번지르르한 이 수치는 현실을 은폐하고 외면한 것에 불과하다. 여전히 대한민국 사회에서 장애인이동권 보장은 아득하기만 하다.
국토부가 ‘기준적합’이라는 잣대 자체가 교통약자가 실제로 겪는 문턱과 위험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도시철도와 기차의 기준적합 설치율을 전국 단위로 97.4%라고 발표했지만, 도시철도 환승구간 동선은 아예 조사에서 제외되었다. 대표적으로 국토부가 기준적합 설치율 100%라고 밝힌 우이신설선 신설동역에서 타 노선으로 환승하려면 휠체어 이용자들에게 이른바 “살인기계”로 불리는 휠체어 리프트를 여러 번 타야만 한다. 이런 상황을 두고 ‘기준적합’이라는 것은 현실을 은폐하기 위핸 기준에 불과하다.
기준적합률이 가장 높았다는 철도 역시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하지 못한다. KTX는 한 편성당 360~410석, 많게는 900석이 넘지만 휠체어석은 단 5석, 전체의 1% 남짓이다. 심지어 무궁화호 중에는 휠체어석이 단 한 석도 없는 열차가 아직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국토부는 “노후 열차가 신규 열차로 대체되면 기준적합 설치율이 100%에 근접할 것”이라며 희망적인 전망만 내놓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무궁화호가 ITX-마음으로 교체될 때마다 전동휠체어석은 오히려 2석에서 1석으로 줄어들며 교통약자의 이동권은 후퇴하고 있다. 무엇을 근거로 이동권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하는지 밝혀주길 바란다.
버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국토부 기준으로도 저상버스 보급률은 44.4%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며, 시외·고속버스는 애초에 조사 대상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2022년 대법원 판결로 장애인의 시외버스 탑승권이 인정되었지만, 2025년 현재 휠체어 이용자가 탑승 가능한 시외고속버스는 전국에 단 한 대도 없다. 버스정류장 기준적합 설치율도 고작 38.5%에 그친다. 정류장 접근이 불가능한데 저상버스를 어떻게 이용할 수 있겠는가.
특별교통수단 역시 국토부의 자화자찬과 현실은 극명하게 갈린다. 국토부는 특별교통수단 도입률이 법정대수 대비 103.1%라며 ‘목표 초과 달성’을 홍보하지만, 전국을 통틀어 차량은 4,896대에 불과해 1,613만 명의 교통약자를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숫자이다. 이는 법정 대수가 지역 거주 ‘보행상 중증장애인’만을 기준으로 정해진 탓이다. 실제로는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 동반자 등 다양한 교통약자가 특별교통수단을 이용하지만, 보행 가능 교통약자는 아예 정책 설계에서 배제되어 있다. 장애계가 수년 동안 휠체어 미 사용 교통약자를 위한 차량을 별도로 도입해 고가의 특별교통수단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라고 요구했음에도 국토부는 이에 대한 조사조차 진행하지 않았다.
그나마 있는 차량도 지방사무라는 낡은 핑계로 운전원 인건비가 지원대상에서 제외되어 하루 17시간 이상 차고지에 방치되고 있으며, 신청 후 탑승까지의 최대 대기시간은 무려 12시간 9분이다. 이동수단을 기다리는 데 하루 절반을 허비하는 것이 바로 국토부가 말하는 ‘교통약자 이동편의’의 실태다.
이처럼 이동권이 총체적으로 붕괴된 현실에서도, 2026년 정부안 기준 국토부 전체 예산 중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 예산은 0.37%에 불과하다. 이를 교통시설특별회계만 기준으로 다시 계산해도 1.7%에 못 미친다. 전체 인구의 31.5%에게 고작 1%대의 예산을 배정해놓고, 국토부는 어떻게 개선을 운운하며 자화자찬할 수 있는가?
국토교통부의 이번 발표는 현실을 왜곡하고, 교통약자 이동권 침해를 은폐하고 착시적 효과만 일으키는 발표일 뿐이다. 국회 국토교통위는 교통약자 특별교통수단의 운행률 제고를 위해 운전원 인건비를 국비로 지원할 필요성을 인정하였으나 기획재정부는 여전히 특별교통수단 운영이 지방사무라며 국비 지원을 거부하고 있다. 교통약자의 이동권이 지방사무라면 중앙정부의 책임은 무엇인가? 국민 31.5%의 이동권을 지방에 내맡긴 기획재정부를 규탄한다.
교통약자의 이동권은 시혜가 아닌 권리이며, 국토부의 의지 부족과 구조적 방치 그리고 기획재정부의 예산 통제는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 국토부는 교통약자 이동편의의 실태를 제대로 보고 교통약자이동권보장법을 전면개정하는 데 적극적으로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
2025. 12. 02.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